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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rdrobe & Footwear

바버 왁스 자켓, 정말 드라이클리닝하면 안 될까? (뷰포트 드라이클리닝 후기)

by snowyweekend 2025. 5.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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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버(Barbour) 왁스 자켓. 클래식한 멋과 뛰어난 내구성은 익히 들어 알고 계실 겁니다. 저 역시 2018년에 뷰포트(Beaufort) 올리브 색상을 처음 구매한 후 약 8년 가까이 잘 입고 다녔는데요. 사실 이 자켓, 멋진 만큼이나 관리가 참 번거롭습니다. 세탁기에 돌릴 수도 없지, 드라이클리닝도 안 된다고 하지, 그렇다고 추천하는 대로 리왁싱을 하자니... 그 과정은 더 번거롭고, 솔직히 전 왁스 자켓 특유의 그 쿰쿰한 냄새와 기름진 느낌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바버 공식 관리법을 보면 "절대 세탁기, 드라이클리닝, 뜨거운 물, 비누, 세제 사용 금지. 오염된 부분은 찬물에 적신 스펀지로 가볍게 닦아내고, 찌든 때는 찬물로만 살살 문질러 자연 건조"하라고 되어 있습니다. 이걸 보면서 '아니, 이걸 어쩌라는 거지?',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한국 실정에 안 맞는 옷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완벽하게 깨끗하지 않은 상태에서 리왁싱을 하라니, 개인적으로는 영 내키지 않았습니다.

결국 고민 끝에 버리는셈 치고 제 뷰포트를 드라이클리닝 맡겨버렸습니다.

"드라이클리닝 절대 금지" 정말일까? 제 결론은…

바버 자켓 드라이클리닝은 절대 안 된다는 이야기가 지배적입니다. 케어라벨에도 분명히 드라이클리닝 불가 표시가 있고요. 그런데 제가 직접 '버릴 각오'로 드라이클리닝을 해보니, 결론은 이렇습니다.

"절대 안 되는 건 아니지만, 완전히 다른 옷이 될 각오는 해야 한다."

네, 왁스는 정말 흔적도 없이 싹 빠져버립니다. 그래서 기존의 왁스 자켓과는 전혀 다른 질감과 색상의 옷으로 변신(?)합니다. 요즘 바버에서도 논왁스 자켓이 나오는 추세를 보면, 어쩌면 이런 변화를 더 선호하는 분들도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변화에 꽤 만족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취향과 '버려도 좋다'는 마음가짐이 있었기에 가능한 결과입니다. 만약 바버 왁스 자켓 특유의 그 질감과 기능을 사랑하시는 분이라면 절대 시도해서는 안 될 방법이며, 시도하시려거든 정말로 자켓을 버릴 각오를 단단히 하셔야 합니다. 왁스가 완벽하게 빠지면서 색상과 촉감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드라이클리닝, 바버 왁스 자켓에 무슨 일이?

원래 바버 왁스 자켓의 핵심은 '왁스 코팅'입니다. 이 왁스 코팅이 면 원단에 방수, 방풍 기능을 부여하고 특유의 묵직한 질감과 깊은 색감을 만들어내죠.

하지만 드라이클리닝에 사용되는 유기용제는 기름 성분을 녹이는 데 특화되어 있습니다. 이 용제가 왁스 코팅을 '기름때'로 인식하고 사정없이 녹여버리는 겁니다.

드라이클리닝 후 제 뷰포트의 변화:

왁스 코팅 완전 제거: 예상대로 자켓 표면의 왁스가 말끔히 사라졌습니다. 끈적임과 특유의 냄새도 함께요.
방수/방풍 기능 상실: 왁스가 사라졌으니 당연히 방수, 방풍 기능은 없어졌습니다. 이제는 비 오는 날 입으면 축축하게 젖는 평범한 면 자켓입니다.
색상 변화: 기존의 깊고 진한 올리브 색에서 왁스가 빠지면서 한 톤 밝아진, 말 그대로 우리가 흔히 아는 '올리브색'에 가까워졌습니다.
질감 변화: 묵직하고 약간 뻣뻣했던 느낌에서 훨씬 가볍고 부드러운 일반 면 자켓의 질감이 되었습니다.

백문이 불여일견: 드라이클리닝 전후 사진 비교

자, 이제 가장 궁금해하실 드라이클리닝 전후 비교 사진을 공개합니다. 제 바버 뷰포트 올리브 색상 모델입니다.

드라이클리닝 전 (Before):

안타깝게도 제가 드라이클리닝 전 제 자켓의 모습을 따로 찍어두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가장 비슷한 느낌을 보여드리기 위해 바버 공식 홈페이지에 있는 뷰포트 올리브 색상 제품 사진을 가져왔습니다. 실제 제 자켓도 처음에는 이와 거의 동일한, 왁스로 인해 짙고 깊은 색상 이었고, 오랜시간 착용하면서 왁스기가 많이 빠진 상태였습니다.

드라이클리닝 전 오리지널 바버 뷰포트 왁스 자켓의 모습 (바버 공식 홈페이지 출처). 짙은 올리브 색상과 왁스 코팅 특유의 질감이 보인다.
드라이클리닝 전 뷰포트의 일반적인 모습 (출처: Barbour 공식 홈페이지). 왁스로 인해 짙고 깊은 올리브 색상을 띠고 있죠.

드라이클리닝 후 (After):

드라이클리닝 후 왁스가 제거된 바버 뷰포트 자켓의 모습. 색상이 밝아지고 일반 면 자켓처럼 보인다.
드라이클리닝 후 모습입니다. 왁스가 완전히 빠지면서 색상이 한결 밝아지고, 일반 면 자켓 같은 느낌이 되었죠?

아래 착용 사진이 실제 색상에 가깝습니다.

드라이클리닝 후 바버 뷰포트 자켓을 착용한 모습. 가볍고 편안해진 착용감을 보여준다.
착용감도 훨씬 가볍고 산뜻해졌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러운 변화입니다. (177cm / 63kg, 바버 뷰포트 사이즈 38)

보시는 것처럼 색감과 질감에서 확연한 차이가 드러납니다. 왁스 특유의 묵직함과 광택이 사라지고, 훨씬 가볍고 부드러운 면의 느낌이 강조됩니다.

드라이클리닝 후 바버 뷰포트 자켓을 착용한 사람의 뒷면 모습.
뒷모습입니다. (177cm / 63kg, 바버 뷰포트 사이즈 38)

드라이클리닝, 할까 말까? 최종 정리

이번 실험(?)을 통해 제가 내린 결론은 다음과 같습니다.

바버 왁스 자켓의 오리지널리티(방수/방풍, 특유의 질감과 색감)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절대 드라이클리닝하지 마세요. 공식적인 관리법을 따르시는 것이 맞습니다.
저처럼 왁스 특유의 냄새, 기름기, 관리의 번거로움이 싫고, 왁스가 빠진 후의 가볍고 새로운 느낌을 원한다면 (그리고 자켓을 버릴 각오가 되어 있다면): 한 번쯤 시도해 볼 수도 있습니다. 다만, 그 결과는 온전히 본인의 책임입니다.
결과적으로: 저는 드라이클리닝 후의 제 뷰포트에 만족합니다. 왁스 자켓으로서의 기능은 잃었지만, 제가 싫어했던 단점들이 사라지고 새로운 스타일의 가벼운 간절기 자켓이 생겼으니까요.
바버 왁스 자켓 관리에 대한 정답은 없는 것 같습니다. 각자의 취향과 관리 방식에 따라 선택하는 것이겠죠. 다만, 어떤 선택을 하시든 그 결과에 대해서는 충분히 인지하고 결정하시길 바랍니다. 이 글이 바버 자켓 관리에 대해 고민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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