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든 986 대신 684 코도반 컬러 8 (버건디)를 선택한 이유
제가 알든 페니로퍼 중에서 많이들 찾으시는 986 대신 684 (Alden Full Strap Slip-On Penny Loafer Color 8 Shell Cordovan)를 선택한 이유는 바로 라스트 때문입니다. 684는 알든 라스트 중 가장 슬림한 ‘애버딘(Aberdeen)’ 라스트를 쓰는데, 평소 슬림한 실루엣을 선호하여 이 모델을 골랐습니다. 둥근 라스트는 제 스타일과 잘 안 어울리는 것 같아서요. 그런데 지금은 조금 후회 중입니다. 뱀프가 짧아서 힐슬립이 정말 심하거든요.
사이즈 선택의 중요성
신발은 정말 예쁩니다. 다만, 반드시 자신의 발 특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저는 발볼이 넓어 발 길이는 270 정도이지만, 평소에 275 사이즈를 신습니다. 구매할 당시에도 평소 사이즈인 275를 시착했는데, 매니저분께서 발볼 때문에 275가 맞다고 조언해 주셨습니다. 시착 시에는 가죽이 접히지 않도록 걸어볼 수 없어서, 발볼 느낌만 확인하고 구입하게 되었죠. 그 결과, 힐슬립이 이렇게 심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힐슬립 문제 해결 방안
집에 와서 신어보고 걸어보니, 힐슬립이... 거의 슬리퍼를 신었을 때처럼 뒤꿈치가 들썩이는 수준입니다. ㅠㅠ 발볼을 한 치수 작게 가면 너무 꽉 끼일 것 같고, 그렇다고 그냥 신자니 걸을 때마다 힐슬립 때문에 불편합니다. 그래서 해결책을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텅패드, 깔창, 뒤꿈치 패드까지 전부 시도해 본 뒤 엄청난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결국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정착하려고 합니다.
우선 깔창이 두꺼우면 발볼이 더 꽉 낄 수 있으니, 먼저 얇은 깔창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찾아보다가 페닥 가죽 인솔을 선택했죠. 얇은 깔창 덕분에 발볼은 크게 문제되지 않았지만, 힐슬립은 여전히 남아 있었습니다.
그래서 추가로 사용한 것이 페닥 텅패드입니다. 텅패드는 뱀프 안쪽, 즉 발등과 닿는 부위나 힐컵(뒤꿈치) 쪽에 부착해 쓸 수 있습니다. 다만 한 번 붙이면 쉽게 떼기 어렵다는 점을 반드시 주의하셔야 합니다. 접착력이 강해 떼는 과정에서 가죽이 손상될 수 있으니, 꼭 신중하게 결정하는 게 좋겠습니다. 제가 시행착오를 많이 겪어서 더욱 강조하고 싶네요.
그리고 텅패드를 발뒤축에 놓은 뒤 그 위에 깔창을 깔아보았습니다. 텅패드는 굳이 접착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랬더니 힐슬립이 크게 줄었어요. 완벽하진 않아도, 이 정도면 감수할 만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만약 텅패드를 부착하는것에 거부감이 없으신경우, 발등 부분에 텅패드를 부착 하시는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결론
솔직히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지만, 신발 자체는 정말 볼수록 멋집니다. 같은 애버딘 라스트 모델이라도 테슬로퍼 같은 뱀프가 긴 디자인은 힐슬립이 덜할 것 같아요. 684 모델을 고려하시는 분들은 발 모양과 발볼을 잘 파악해 시행착오를 줄이시길 바랍니다. 유니페어나 팔러에 가셔서 꼭 시착해보시고, 시착 시 힐슬립 여부도 반드시 확인해 보세요. 발볼이 넓은 분이라면 다른 모델을 고려해 보는 것이 정신 건강에 이로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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